자작시

[스크랩] 흑백 사진

shali 2008. 11. 20. 15:02

 


흑백 사진

 

지나간 한 때

누군가를

사랑한 적이 있었습니다.

 

서로 깊이

사랑하는 동안에는

그 사랑에

끝이 오리라고

생각지 못했습니다.

 

틈만 나면 만났고

헤어질 땐 언제나

아쉬웠습니다.

 

그랬지요.

영혼까지 깊이

나누고 싶었습니다.

 

하지만,

세 번째 겨울이 지나갈 무렵

내 사랑은 상처받았고

 

봄날이 갈 때쯤

상처받은 그 사랑도

가버렸지요.

 

그 여름이 가고

가을도 가고

해가 바뀌도록

 

상처받은 마음이

시리도록

아팠습니다.

 

아프고

또 아프다가

상처마저 죽어버리고

 

그 위로

낙엽이 몇 번 더

쌓여서

 

그 사랑은

희미한 흑백 사진이

되었습니다.

 

그 사진은

지상에 존재하는 그 무엇도

영원할 수 없다는 걸

보여 줍니다. 

 

081120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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